김영주 청강문화산업대학 유아교육과 교수는 “어른들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집안의 자석 등 도구들은 아이에게 더 없이 좋은 과학도구가 될 수 있다”면서 “취학 전에는 복잡한 실험보다는 과학을 놀이처럼 접하면서 오감을 자극시키는 것이 좋다”고 말했다. 김 교수에게 만 2~6세가 할 수 있는 과학놀이를 들어 봤다.

◇비밀주머니 놀이 = 검은 주머니에 여러가지 물건을 넣은 후 무엇인지 맞혀 본다. 물건 이름을 말하는 것보다 만지면서 느껴지는 대로 표현하는 훈련이다. 상자에 물건을 넣고 흔들어 소리로 추측하는 것도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. 눈을 가린 채 과일 냄새를 맡아 맞혀보면 후각과 미각을 자극할 수 있다. 여러 과일을 섞어 주스로 만든 뒤 맛을 보며 어떤 과일이 들었는지 맞히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다.

◇모래 놀이 = 큰 통과 작은 통에 모래를 담아보면 많고 적음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. 마른 모래보다 젖은 모래가 더 잘 뭉쳐지고 아래쪽 모래가 더 습기가 많고 진한 색을 띤다는 것을 살펴보면 사물의 특성 등도 배울 수 있다. 모래 속에 사물을 묻어 보물찾기 놀이를 할 수도 있다. 클립 등 작은 쇠붙이를 숨겨 자석으로 찾는 방법도 있다. 이는 과학적 개념 발달에 효과적이다. 모래를 신문지에 넓게 펴놓고 모래로 그림을 그려 볼 수도 있다. 아이는 원하는 모양대로 풀을 발라 놓고 그 위에 모래를 뿌려 나타나는 형태를 관찰하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.

◇목욕 놀이 = 여름철 목욕이 잦아지는 것도 과학놀이에 활용할 수 있다. 예를 들어 손가락에 비누를 묻혀 거울에 그림을 그린 후 세면대에 더운 물을 틀어 김을 서리게 하면 그림이 뚜렷해진다.

물을 가득 채운 컵 위에 광고지를 밀어 덮은 후 손으로 종이를 누른다. 컵을 살살 뒤집어도 물은 쏟아지지 않는다. 또 이쑤시개는 뭉툭한 쪽에 샴푸를 발라 물 위에 놓으면 뾰족한 쪽이 앞으로 나간다. 이는 표면장력에 의한 것인데 바늘에 기름을 묻혀 물에 띄우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. 소금쟁이를 관찰해도 같은 원리를 배울 수 있다.

어린 아이가 정확한 과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‘왜 그럴까?’라는 궁금증을 갖는 것 자체가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. 책이나 인터넷으로 이유를 같이 찾아보는 것도 좋다.

◇요리 놀이 = 만 2~4세는 과정이 간단한 요리, 만 6~7세 아이는 유아단계보다 1~2가지 조리과정이 더 들어간 요리를 완성하면 성취감도 맛본다. 설거지를 하는 것도 행동에 책임지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다. 요리는 호박전이나 쿠키 등 간단한 것이 좋다. 재료를 씻고 다듬고 반죽하면서 손 근육의 움직임과 색, 향, 맛, 촉감을 느끼며 뇌를 자극한다. 재료를 자르면서 도형 감각을 익히고 한 컵, 두 컵 수량을 세면서 수 개념도 배운다. 쌀이 밥이 되고, 옥수수를 튀겨 팝콘을 만들면 물질 변화도 알 수 있다. 요리 전 재료 상태와 요리 후 음식을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.

◇촛불 놀이 = 촛불은 시각을 자극하는 가장 손쉬운 놀이다. 초를 자세히 보고 표현해 보자. 예를 들어 ‘주황색 불꽃에 흰색 초’와 같은 단순한 묘사에서 ‘심지 근처는 물과 같은 상태이고 겉은 딱딱하다’거나 ‘불꽃 색깔이 다양하다’고 할 수도 있다. 묘사는 세밀한 관찰력을 키워 과학적 탐구 능력으로 이어진다. 초를 이용한 그림자 놀이도 가능하다. 불을 끈 상태에서 손을 이용해 모양을 만들어 본다. 색 셀로판지나 배나 사과를 감싸는 구멍 뚫린 포장지, 작은 인형 등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.

출처: http://news.khan.co.kr/kh_news/khan_art_view.html?artid=201008022053595&code=900314